3월 13일 맑음 또, 일본 누드 잡지를 가져다 내게 내민다. 시시하다. 여자 몸을 보며 떠드는 건 애들이나 하는 짓인데, 친구들은 그걸 알지 못한다. 나는 벌써 중학교 2학년, 14살이다. 할머니 말에 따르면, 예전에는 색시를 얻어 장가갈 나이이다. 어엿한 어른인 것이다. 그래서인지 한때 즐겨했던 놀이도 땅기지 않는다. 인목이와 NBA 농구를 흉내 내던 것도, 미용실 여자아이와 몰래했던 검은 별 놀이도 이제 흘러간 추억이 되었다. 어제는 철환이가 집에 찾아와 한참 동안 날 불렀지만 대꾸하지 않았다. 홀로 조용히 사색하며 등교하고 싶었으니까. 확실히 2학년이 되자 많은 게 변했다. 작년 겨울 12cm 넘게 크면서 세상을 내려볼 수 있게 되었다. 나를 '딴또'라고 놀려대던 애들도 이젠 날 존경으로 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