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추해지지는 않는다 자괴감이 밀려왔다. 친한 친구에게 마저 본모습을 감추는 내가 우스웠다. 마포대교를 뛰어온 다리는 물에 젖은 듯 무겁고 피로해진 나는 벤치에 앉았다. 공원을 산책하던 가족 그리고 연인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쏟아 내며 내 앞을 가로질러갔다. 하지만 나와는 무관한 백색 소음에 불과했고 군중의 웅성거림 속에서 순간 잠이 들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눈을 뜨니 적막뿐이다. 산책하는 사람도 대교를 달리는 자동차도 보이지 않았다. 새벽이슬에 젖은 몸은 조금씩 떨리고 있었고 금방이라도 감기에 걸릴 것 같았다. 황급히 일어나 오피스텔을 향해 걷기 시작한다. 이곳에 온 이유도 잊어버린 채 외로운 감정이 사치였던 듯, 단지 추위를 피하기 위해 길고양이처럼 움직였다. 서강대교를 건너기 전 편의점에 들러 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