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까지만 살고 죽어야지." 나는 엄마가 사준 골덴바지에 누런 똥을 묻힌 채, 5층 옥상에서 바닥을 내려 보며 생각했다. 나는 서동 국민학교에 다니고 있다. 2학년 9반 3번인데 이름은 말할 수 없다. 아무래도 부끄러운 이야기를 할 것 같으니 비밀로 해야겠다. 한 달 전인가, 상철이와 비석 치기를 하고 있는데 엄마가 고려 속셈학원에 데려갔다. 무슨 속셈을 배우는 걸까? 사람을 속이는 건 좋지 않다고 들었는데 전문 학원까지 다니면 악당이 돼버리는거 아닐까? 무섭지만 왠지 설레는 마음을 가지고 원장 선생님을 만났다. 선생님은 강아지, 고양이가 그려진 카드를 보여주며, 몇 개인지 맞혀보라고 했다. 나는 손가락으로 수를 세며 자신 있게 답했다. 벌써 2학년인 내게는 너무 쉬운 문제였다. 그런데 선생님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