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수기 호리키는 그날 도회지 사람으로서의 새로운 면모를 저에게 보여 주었습니다. 바로 타산적인 약삭빠름입니다. "볼일이라니, 뭔데?" "이봐, 이봐. 방석 실을 끊지 말게." 호리키는 자기네 집 물건이라면 방석 실 하나도 아까운지 겸연쩍은 기색도 없이 그야말로 눈에 쌍심지를 켜고 저를 나무라는 것이었습니다. 생각해보니 호리키는 지금까지 저하고 교제하면서 무엇 하나 잃은 적이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나저나 네 난봉도 이제 이쯤에서 끝내야지. 더 이상은 세상이 용납하지 않을 테니까." 세상이란 게 도대체 뭘까요. 인간의 복수일까요. 그 세상이란 것의 실체는 어디에 있는 걸까요. 그것이 강하고 준엄하고 무서운 것이라고만 생각하면서 여태껏 살아왔습니다만, 호리키가 그렇게 말하자 불현듯 "세상이라는 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