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 청계천에서 너와 나 위험하지도 않은 청계천 징검다리를 손 잡고 걸었다 건너서도 모르는 척 손을 놓지 않았다 취한 것은 아니었다 그것보다는 분위기 물소리에 녹아내리는 사람들의 대화 냇물에 비추는 몽롱한 야경 그리고 한 손에 잡힐 듯 얇은 발목을 드러내며 곁으로 곁으로 다가오는 네가 좋았다 이 미묘한 공기를 깨고 싶지 않아 대화도 없이 눈도 마주치지 않고 한참을 손만 잡고 걸었다 거짓말 가득한 그날 밤 청계천은 더 반짝이고 네가 더 사랑스럽고 나는 더 떨렸다 시 2022.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