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고 2

왜 죽음을 두려워하는 걸까?

국민학교 시절, 사촌 누나가 "사람은 다 죽어"라고 내게 말했다. 시크하고 확신에 찬 목소리였다. 나는 그때 너무 놀라서 엄마에게 달려가 "정말 모두 죽는거야? 라고 되물었고, 엄마는 아무말 없이 날 안아주었다. 11살 이었다. 집에서 기르던 백구가 얼어 죽고, 휠체어를 타고 놀이터에 오던 할아버지가 보이지 않게 되자, 살아있는 건 결국 사라진다는 걸 느끼고 있었다. 단지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을 뿐이다. 하지만 내 삶에서 죽음은 하나씩 실체화 되었다. 처음엔 이름 모른 친척이 죽었고, 그 다음엔 같이 살던 할머니가, 나보다 어린 사촌동생이 그리고 아버지가 죽었다. 어머니는 아버지를 성당 묘지에 묻으며, 내게 "주님 곁으로 가셨다. 그곳에선 마음대로 걷고, 훈장 노릇을 하며 지낼게다. 이곳보다 좋을거야"라..

편린 2023.02.13

자아는 스스로를 구속한다 (인생독본)

자신에 대해 걱정할수록, 자신에게 얽매일수록, 자신의 삶을 아낄수록 인간은 약해지고 자유에서 멀어진다. 반대로 자신에 대해 덜 생각할수록, 덜 얽매일수록, 덜 아낄수록 인간은 강해지고 자유로워진다. (톨스토이) 만약 자기 존재와 자기 의지를 부정할 수 있다면 모든 일은 쉽고 좋아질 것이다. (톨스토이) 잠시나마 자기를 부정하는 삶을 살아보려는 용기를 내지 못한다면 절대적인 자기부정으로 충만한 삶의 결과를 평가할 수도, 그런 삶을 비판할 권리도 가질 수 없다. 그러나 총명하고 정직한 인간이라면 자기를 잊고 부정하는 우연한 순간이 정신과 육체에 얼마나 귀중한 영향을 끼치는지 감히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러스킨) 자아라는 갇힌 방을 나와 세상과 부딪히고 섞이라는 말 같다. 절대정신으로 일체화. 하지만 잘못되..

명문과 단상 2022.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