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2

사랑은 관심이지 않을까

'사랑한다'는 감정은 이성 간에 '연애' 이전에, 또한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것일까. 이성 간에 연애가 아닌 '사랑한다'라는 것은 어떤 감정일까. 좋아한다. 사랑스럽다. 반한다. 생각한다. 연모한다. 애태운다. 매혹된다. 묘해진다. 이런 것들 전부 연애가 아닐까. 이런 감정과는 완전히 다른, 이성 간에 '사랑한다'라는 특별한 감정이 있다는 말일까. (찬스) 남녀 간의 애정도 사랑의 범주에 속하니까, 연애에만 국한된 특별한 감정은 없는 것 같다. 관심이 있다면 상대를 깊이 바라보게 되고 그를 더 이해하게 된다. '너한테 관심 있어'라는 말은 가볍게 들리지만, 가장 순수한 사랑의 표현인지도 모른다.

명문과 단상 2023.03.01

펼칠 수 없는 책, "뉘앙스"

벚꽃이 만개한 5월의 봄, 저는 덕수궁을 걷고 싶어 휴가를 냈습니다. 하지만 궁은 닫혀 있었고 돌담길에는 탄성을 지르며 꽃을 찍는 연인들만 가득했습니다. 저는 그 모습이 싫어서 조용한 정동극장으로 이동한 후 커피를 사서 벤치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평소 아끼던 책을 펼쳤는데, 순간 평화로움과 쓸쓸함, 양가적인 감정이 들었습니다. 분명 사람들의 소음은 싫었지만 이렇게 홀로 있는 걸 원한 건 아니었으니까요. 그때는 책도 저를 위로할 수 없어서, 금세 일어나며 속으로 기도했습니다. 신님, 제게도 사랑을 주세요. 놀랍게도 신님은 제 기도에 응해주셨습니다. 우연히 나간 드로잉 모임에서 한 사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는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이었는데, 안정적인 삶이 지루해서, 창의적인 활동을 '한번' 경험하러 왔다고..

에세이 2022.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