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2일, 맑지만 바람 "고무 다라이가 왔어요. 김장할 때, 애들 목욕시킬 때 쓰기 편한 다라이입니다. 농사 물을 받아 놓을 수 있는 대형 고무통도 있습니다. 밖에 나와 보세요. 다라이가 왔어요". 오늘 나는 아빠를 따라 장사하러 나왔다. 1.5톤 트럭뒤에, 다양한 크기의 붉은색 대야를 싣고 시골 마을을 지나는 중이다. 지금 시간은 11시, 아직 한 개도 팔지 못했다. 어제저녁 아빠가 안방에서 마이크를 만지작 거리는 걸 봤다. 처음엔 얼마 전에 산 노래방 기기를 트는 건가 했는데, 장사에 쓸 홍보용 테입을 녹음하는 중이었다. 전축과 마이크를 작동시키고, 종이에 적은 장사 멘트를 조심스레 읽고 있었다. 그런데 아빠는 녹음이 어색한지 계속 실수했다. 혀가 꼬이기도 하고, 멘트를 건너뛰기도 해서 30분 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