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조연의 꿈 특별한 삶을 원한 건 아니다.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조연이 되고 싶었다. 극적인 반전도 배신도 없는 예측 가능한 일상을 살며 세상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싶었다. 그러다 누군가 나를 발견하면 사랑에 빠져 평범한 가족을 이루는 거지. 아이는 딱 1명. 한강을 15분 내로 걸을 수 있는 오래된 아파트를 사서 매달 150만 원의 이자를 내고, 보행기에 아이를 태워 유유히 한강을 거니는 모습. 나의 이상향이다. 시작은 괜찮았다. 나는 한 번의 실패 없이 대기업에 입사했다. 부모님의 자랑이 되었고 거의 나간 적 없는 학교에서도 본받을 선배라고 치켜세웠다. 예쁜 여자 친구도 있었다. 과 동기들이 공무원 학원 다닐 때 그 애와 놀았다. 무거운 가방을 메고 힘없이 학원에 끌려가는 친구들을 보며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