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벌써 가을입니다. 저는 이제 뜨거운 물로 샤워하고 긴소매를 입습니다. 태생적으로 몸이 차가워 기온이 떨어지면 금세 손끝과 발끝의 감각이 무뎌지는데, 그때부터 흘러버린 시간의 허무함과 혼자라는 외로움이 커집니다. 그래서 가을이 싫고 겨울이 되면 따뜻한 남쪽으로 떠나고 싶어 진답니다. 머, 떠나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지만요. 올해는 많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처음으로 자연스러운 만남을 해봤고 데이팅 앱에서 마음이 통했던 사람도 알게 되었지요. 그런데 제가 아름답지 않아서 인지 호기심으로 다가왔다 모두 떠나버렸습니다. 특이한 생명체를 대하듯 저를 관조하기만 해서 저는 마치 우리에 갇힌 동물처럼 느껴졌습니다. 앞에서는 몇 시간씩 웃고 이야기하는데 돌아서면 자기 생활을 하나도 말해주지 않거나, 바로 어제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