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나는 그 사나이의 사진 석장을 본 적이 있다. 한 장은 그 사나이의 유년 시절이라고나 해야 할까, 열 살 전후로 추정되는 때의 사진인데, 굵은 줄무늬 바지 차림으로 여러 여자들에게 둘러싸여 정원 연못가에 서서 고개를 왼쪽으로 삼십 도쯤 갸우뚱 기울이고 보기 흉하게 웃고 있다. 통속적인 '귀염성' 같은 것이 그 아이의 웃는 얼굴에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미추에 대한 감식안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언뜻 보기만 해도 몹시 기분 나쁘다는 듯이 "정말 섬뜩한 아이군". 하면서 송충이라도 털어내듯 그 사진을 내 던져 버릴지도 모른다. 그것은 원숭이다. 웃고 있는 원숭이다. 두 번째 사진 속의 얼굴. 그건 또 깜짝 놀랄 만큼 변해 있다. 이번 미소는 주름투성이의 원숭이 웃음이 아니라 꽤 능란한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