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하지도 않은 청계천 징검다리를 손 잡고 걸었다
건너서도 모르는 척 손을 놓지 않았다
취한 것은 아니었다 그것보다는 분위기
물소리에 녹아내리는 사람들의 대화
냇물에 비추는 몽롱한 야경
그리고 한 손에 잡힐 듯 얇은 발목을 드러내며
곁으로 곁으로 다가오는 네가 좋았다
이 미묘한 공기를 깨고 싶지 않아
대화도 없이 눈도 마주치지 않고
한참을 손만 잡고 걸었다
거짓말 가득한 그날 밤 청계천은 더 반짝이고
네가 더 사랑스럽고 나는 더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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