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뒤 영혼이 어떻게 될까를 생각한다면, 태어나기 전의 영혼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만일 네가 어딘가로 간다면, 틀림없이 어딘가에서 온 것이다. 삶도 마찬가지다. 네가 이 삶으로 왔다면, 분명 어딘가에서 온 것이다. 만약 죽은 뒤에도 살게 된다면 그전에도 살았던 것이다.
우리는 죽은 뒤 어디로 갈까? 왔던 곳으로 돌아간다. 우리가 왔던 곳에는 '나'라고 하는 것이 존재하지 않았다. 우리는 우리가 어디에 있었는지, 거기 얼마나 오래 있었는지, 거기 무엇이 있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만일 우리가 죽은 뒤에 왔던 곳으로 돌아가는 거라면 죽음 뒤에도 우리가 '나'라고 부르는 것은 없을 것이다.
사람이 죽으면 '돌아가셨다'라고 표현하는 것도, 본래 있던 자리로 간다는 의미겠지. 그리스도교를 믿는 사람에겐 주님 옆으로 가는 것이고, 무신론자들은 생명을 구성하는 기본 원소나 질료의 형태로 흩어진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명문과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아는 스스로를 구속한다 (인생독본) (0) | 2022.11.11 |
---|---|
무지의 두 가지 종류 (톨스토이 - 인생독본) (0) | 2022.11.10 |
세계형성 (0) | 2022.11.08 |
종교의 본질 (인생독본 - 톨스토이) (0) | 2022.10.24 |
믿어서 행복에 도달한다 (0) | 2022.10.05 |